특집기사

[인터뷰 전문] 우윤근 ˝교황, 분단 아픔을 우리보다 더 느끼고 있는 듯˝

*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의원,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 인터뷰 

[주요발언] 


"교황 직접 뵙고 친구의 영광까지 누려 큰 은혜를 입었다" 

"교황의 청와대 연설 듣고 정치권이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 들어" 

"교황, 분단국가의 아픔을 우리보다 더 느끼고 있는 듯" 

"교황 방한이 뜻깊게 되려면 세월호 특별법 처리돼야" 

"박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일치와 화해를 위해 달라지길" 

"9월 2일 가톨릭신도의원회 회장으로 취임" 


[발언전문] 

프란치스코 교황이 4박 5일 동안의 한국 방문을 마치고 어제 출국했습니다. 

교황은 방한 기간 동안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와 ‘제6차 아시아청년대회 폐막미사’ 등을 집전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 지, 나아가 정치권에는 어떤 메시지를 던졌는 지, 국회 가톨릭신도의원회 부회장인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의원 연결해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 안녕하십니까? 교황이 서소문 순교성지를 방문했을 때 영접 대표 10명 가운데 1명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는데요? 어떤 계기로 영접 대표에 선정되셨는데 당시 심정이 어떠셨나요? 

▶ 저도 가톨릭 신자로 오랫동안 생활해왔는데요. 교황님을 직접 뵐 기회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교황님을 직접 뵙게 되었고, 손에 입을 맞추는 -의 영광까지 누려서 저로서는 가장 기쁜 큰 은혜를 입었다고 생각합니다. 


- 광복문에서 시복식에도 참석하셨고,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 면담에도 배석하셨는데요. 당시 분위기가 어땠나요? 

▶ 청와대에서 대통령 만나셨을 때 앞에 있었는데요. 교황님 자체가 용서와 화해, 이런 것들을 낮은 자세로서 임하는 모든 것을 보여주시지 않았습니까. 청와대 분위기가 여야간에도 그랬고 그렇게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고 통합하는 건 아니었잖아요. 그런데 교황님이 청와대에 와서 물론 좋은 말씀을 많이 하셨지만 그런 메시지를 주지 않더라도 여야 의원들, 대통령께서도 분명 느꼈을 것이라, 우리가 정말 잘못하고 있구나, 교황님을 본받아야겠다는 분위기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분위기가 팽배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의원님께서는 어제 명동성당에서 봉헌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참례했는데요. 교황의 강론에서 "용서야말로 화해로 이르게 하는 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교황의 말씀 어떻게 받아들였습니까? 

▶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한국에 대한, 한국인에 대한 애정이 많지 않습니까. 우리나라가 유일한 분단국가로 갈등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그날 방문에서도 ‘용서’ 이런 말씀을 많이 하셨거든요. 분열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남 탓을 하기보다는 용서해야 한다, 그날 강론에서도 “7번 아니라 77번 용서해야 한다”고 말씀을 하셨거든요. 그래서 대한민국에 절실한, 하느님의 가르침을 교황이 절절하게 말씀하셨다고 느꼈습니다. 


- 교황은 “우리의 대화가 독백이 되지 않으려면, 생각과 마음을 열어 다른 사람, 다른 문화를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하셨는데, 우리 정치권이 귀담아 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 네. 그날 서울시장도 오시고 많은 여야의 가톨릭 신도분들이 오셨는데요. 뼈아프게 들었습니다. 우리의 가장 나쁜 것들, 안 좋은 것들에 대해 그렇게 가르침을 주셨거든요. 마음을 비우고 열어놔야 한다, 이렇게 남북관계를 말씀하시면서 분단국가의 아픔을 절절하게, 본인이 우리보다 더 느끼는 것 같았어요. 제 느낌은 그랬습니다. 우리가 방법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실천하라는 것을 직접 여기까지 와서 메시지를 주신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교황님께서는 방한 기간 내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위로를 하셨거든요. 마지막날까지 팽목항에 있는 가족들을 챙기셨고요. 그럼에도 세월호 특별법은 정치권에서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는데요, 오늘 최종담판을 할 예정이라고요? 

▶ 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가장 가슴 아픈 분들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방한 기간 내내 관심을 갖고 계셨어요. 여야 정치권에서는 정말 이것을 못하게 되면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낯을 들고 나갈 수 있을 것인가,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했고요. 오늘이 7월 -의 마지막 날이거든요. 그래서 오늘 마지막 협상을 원내대표끼리 하실 것이라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우리당의 박영선 원내대표께서 교황님의 방한이 정말 뜻있는 일이 되려면 해야 한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 교황님의 방한 여파가 세월호 특별법이 막판에 조율돼서 최종합의에 이르는 데 도움이 될까요? 

▶ 도움이 크게 되리라고 생각하고요. 여야 정치권의 지도자들도 교황님 메시지가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핵심 쟁점을 보니까 특검추천권을 놓고 절충이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는데요? 

▶ 어제까지도 노력했고요. 아마 양쪽의 결단이 필요한데 지지세력들이 교황님 말씀처럼 서로 화해하고 마음을 열어놓아야 한다는 분위기는 무르익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어려움은 있지만, 모르겠습니다. 최종 확정될 때까지 어려움이 많으리라고 생각하지만 노력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합니다. 


- 특검추천권과 관련해서는 세월호 유가족과 새정치민주연합 당내에 강경파를 설득해야 하는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 네. 유가족들이 강경한 입장을 아직까지 호소하고 있거든요. 야당 또는 진상조사위원회에 추천권을 주라고 계속 요구하고 계시기 때문에 저희도 유가족 뜻을 존중해서 대변해야 하는 입장이기도 하거든요. 그분들과 어제도 접촉했습니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최종 입장을 정하지는 못했습니다만. 


-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바티칸으로 돌아가셨지만 교황님 열풍은 계속 불고 있고, 정치인들에 대한 부분이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스타일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 보십니까? 

▶ 박근혜 대통령도 젊은 시절에 가톨릭 영세를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이번에 대통령께서도 여야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교황을 진심으로 맞이하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날 청와대에서도 그렇고 서울 공항에 직접 마중나가시지 않았습니까. 명동미사에도 참석하고. 또 백 만이 넘는 수많은 신도를 포함한 일반 국민들이 광화문에 모이지 않았습니까. 이건 자발적인 일이거든요. 누가 시켜서 질서정연하게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들을 대통령께서 조금 더 느꼈으면 좋겠다, 느끼는 것이 우리나라의 일치와 단결, 화해, 용서를 대통령께서도 느끼지 않으셨을까 생각했습니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교황님은 낮은 곳으로 먼저 내려가 군중 속으로 들어가시지 않았습니까? 우리의 정치인 모습과는 조금 다를 수 있고요. 대한민국 정치인들이 어떻게 변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 교황님이 미사 강론을 통해 말씀하셨지만 갈등과 분열이 전체적 책임이 크거든요. 그런데 교황님께서 미사 중에 남의 탓을 하지 말라는 것, 그리고 정말로 이 조그만 승용차를 탄 것이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잖아요. 경차를 타시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우리 정치 지도자들이 아직도 상당히 권위적이고 자기 주장만 옳다고 하는 것이 여태까지 극복하지 못한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요. 정말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위하고 같이 이번에 많은 여야 의원들이 가톨릭 신도들은 물론이고 상당한 효과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조금 더 지켜봐야겠습니다만. 


- 가톨릭신도위원회는 여야가 돌아가면서 회장·부회장을 맡고 있죠? 의원님께서는 후반기 회장이신가요? 

▶ 네. 9월 2일부터 회장에 취임합니다만 어깨가 무겁습니다. 특히 교황님이 다녀가신 이후라서 뭔가 달라져야 할 텐데 해서 사실 굉장히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 가톨릭 신도 의원들도 여야를 넘어 하나로 우리 신앙에서 함께 하는 일이 어려우시죠? 

▶ 네. 그렇지만 여야 모든 가톨릭 신도들은 한마음이 돼서 교황님을 영접했으니까 앞으로도 한마음으로 해보겠습니다.
PBC 서종빈 기자 | 최종업데이트 : 2014-08-19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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