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수 ˝교황의 세월호 실종자 이름 열거. 사람 한 명이 얼마나 소중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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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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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신도 신학자 김근수,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 인터뷰
[주요발언] "교황의 말씀과 행동은 일관되고 변함이 없었다" "교황 방한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 깨끗이 사라져" "교황, 한국 교회와 상황을 예상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세월호 실종자 이름 일일이 열거, 사람 한 명이 얼마나 소중한지 보여줘" "교황 말씀이 한국 정부에 상당한 부담이 될 듯" "교황 명언 모은다면 온 세상 종이로도 모자라" "주교회의 방문, 교회의 존재 목적은 가난한 이를 위한 것이라는 말씀 와닿아" "교황, 사회개혁에 앞서 교회개혁을 먼저 당부하고 있어" "한국 추기경과 주교들이 교황의 모습 따라 살아가야" [발언전문] 한국 가톨릭교회를 넘어 우리 사회와 세계 언론의 관심을 모았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4박 5일 방한 일정이 어제 교황의 출국으로 모두 끝이 났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 한 마디, 눈길 하나에 개인은 물론 우리 사회가 크나큰 위로와 치유를 받았다는 평가인데요. 프란치스코 교황의 4박 5일 방한에 대한 평가를 <교황과 나>의 저자이자 평신도 신학자인 김근수 씨 모시고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 김근수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먼저 이번 4박 5일 방한 기간 동안의 프란치스코 교황, 어떻게 지켜보셨습니까? ▶ 정말 행복했습니다. 교황님이 멀리 로마에 계실 때도 행복했지만 우리 땅에서 우리와 함께 숨쉬고 같이 느끼는 시간이 무척 행복했고 자랑스러웠습니다. - <교황과 나>의 저자이신데요. 책에 기술하신 모습과 같았습니까? ▶ 같은 모습이 많았고, 다른 더 좋은 모습도 많았습니다. 교황님께서 아르헨티나의 추기경으로 계실 때, 교황 취임 이후에, 그리고 한국에 오셔서 보여주신 말씀과 행동은 일관되고 변함이 없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먼저 보듬고 위로하고 말을 들어주는 것은 여전히 변함없었고, 특별히 방한 일정에서 몇 가지 염려가 있긴 있었는데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긴 있었는데 그런 염려를 깨끗이 무산시킨, 오히려 교황님의 카리스마, 영향력, 매력이 훨씬 압도적인 멋진 모습이었습니다. - ‘다른 더 좋은 모습’은 어떤 것이 있었나요? ▶ 예를 들면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에게 과연 교황님께서 어떤 태도를 취하시고 어떤 말씀을 하실 것인가를 우리 예상보다 훨씬 더 잘 보여주셨습니다. 노란 리본을 계속 붙이고 미사를 하셨는데, 교황님께서 로마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기자회견에서 어떤 질문을 받았습니다. 세월호 사건에 대해서 중립을 지켜야 하지 않느냐, 그러니까 교황님께서 “인간의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는 없다”, 그리고 노란 리본을 달고 있으니까 어떤 분이 오셔서 그것을 떼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교황님께서 그럴 수 없다고 말씀하실 정도로 세월호 사건에 대한 교황님의 태도는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습니다. - 말씀하신 것처럼 이번 교황 방한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점이라면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위로와 관심을 거의 매일 이어가셨다는 점인데요. 교황님의 인식이 명확하다고 볼 수 있는 거죠? ▶ 저희가 예상했던 것보다 교황님께서는 한국 교회와 한국사회의 상황을 잘 알고 계신 것 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 교황님께서 떠나시는 날까지 세월호 팽목항에 있는 실종자까지도 생각하셨습니다. 그래서 실종자들에게 직접 한글로 된 편지에 서명하셨고, 묵주까지 신부님을 통해 전달하도록 조치를 취하고 가셨거든요. ▶ 제가 개인적으로 놀라운 것은 실종자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셨다는 것입니다. 그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보여주신 행동입니다. 그냥 몇 명의 실종자로 표현할 수도 있는데 이렇게 하나하나 쓰시고 또 ‘7살박이 00’라고 쓰신 것을 보면 우리에게 사람 하나하나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보여주신 행동입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의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위로와 말씀들이 정치권의 세월호 특별법 처리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점도 많은 관심을 모았는데요. ▶ 사실 교황님의 말씀이 한국 정부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교황님이 오시기 전에 이미 세월호 특별법은 통과되어야 옳았고, 그것을 정부나 국회의원들이 교황님께 자랑하고 말씀을 드려야 할 사안인데 몇 달이 되도록 처리가 안 된 것을 교황님께 보여드린 것은 한국정치 전반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세월호 유가족들 외에도 어제 명동성당 미사에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와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 밀양 송전탑 건설 예정지역 주민들, 용산 참사 피해자 등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의 갈등 중심에 서 있는 이들이 대거 미사에 초대되었는데요. 이들에 대한 교황의 접근, 어떻게 보셨습니까? ▶ 갈등의 현장, 또 고통받는 사람이 있는 장소를 모두 다 돌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대표적인 갈등 현장에 있는 사람 일부를 교황님이 계신 곳에 모셔서 교황님이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주신 것은 아주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모습을 예수께서도 보여주셨습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교황님의 방한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면 교황님의 명언을 모은다면 온 세상의 종이로도 모자랄 겁니다. 그러나 그 많은 것 중에서 저에게는 주교회의 주교님들께 하신 말씀, “교회 존재의 목적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이 말씀이 가장 와 닿았습니다. 이것은 우리 교회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확실히 밝혀주신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시아청년대회에서 ‘잠들어 있는 사람은 기뻐하거나 춤추거나 환호할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젊은이 여러분, 하느님의 사랑을 믿고 세상으로 나아가십시오’, 이렇게 촉구했는데요. 젊은이들을 향한 교황의 메시지,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 교회는 젊은이들에게서 미래의 희망을 찾고 있고, 교황님께서는 젊은이들에게 가톨릭교회의 미래가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계십니다. 작년에 브라질 세계청년대회를 다녀오셨을 때도 그랬고 기자회견에서 이런 명언을 하셨습니다. “방황하지 않는 젊은이를 나는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젊은이들이 겪고 있는 물질주의, 인생의 무의미에 맞서서 싸우라는 겁니다. - 해미성지에서 가진 아시아 주교단과의 만남에선 ‘상대주의, 피상성, 쉽고 안전한 선택을 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라’라고 하셨는데요. 이 부분도 같은 맥락인거죠? ▶ 그럼요. 사실 교황님이 작년 11월에 발표하신 회칙 ‘복음의 기쁨’은 먼저 교회개혁을 하고 그 다음에 사회개혁을 하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책 앞부분에는 교회가 닥친 일을 7항에 걸쳐 설명하셨고, 뒤쪽으로 갈수록 사회교리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한국교회의 염려스러운 상황을 보면 사회개혁에 앞장서는 사제들, 평신도들이 교회개혁 문제에 많이 입을 닫고 있는 현상입니다. 이것은 교황님의 순서와 반대되는 것입니다. 만약 교회개혁에 대해 입을 닫고 사회개혁만 외치면 교회문제를 개혁하려는 노력을 숨기는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 함께 가야 한다는 말씀이신가요? ▶ 교회개혁을 먼저 해야 한다는 겁니다. 교회개혁을 외면하고 사회개혁을 외치면 교회개혁을 하지 않겠다는 작전으로 오해될 수 있습니다. - 방한 마지막 날이었던 어제, 프란치스코 교황은 명동성당에서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보니까 결국 용서와 화해였죠? 평화를 나누고 있지 않습니까? ▶ 네. 이 용서와 화해는 주로 남북한에 관한 일입니다. 남북한이 같은 언어를 쓰고 한 형제라는 것은 아주 놀라운 일이라는 말씀입니다. 한 형제라는 것은 어머니가 같다는 뜻이죠. 그래서 평화를 위해서는 서로 마음을 열고 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교황님 말씀입니다. 남북한에 서로 하나라는 의식을 계속 강조해야 한다고 조언하셨습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방한을 통해 전 세계적인 ‘프란치스코 신드롬’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있는데요. 이런 부분을 실천해나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어떤 과제가 있다고 보시나요? ▶ 지금 이렇게 교황님에 대해 열광하는 것은 한국종교나 정치에 이렇게 열광할 만한 사람이 없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면 한국의 추기경이나 주교들이 평소에도 교황님과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면 교황님이 한국에 오셔서 보여준 놀라운 것들이 일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을 겁니다. 예를 들면 평소에 많이 봤고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보이는 모습이라면 이렇게 열광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대조적인 열광이 나오는 겁니다. 그럼 이제 한국교회와 추기경은 교황님의 가르침을 따라 애를 쓰려고 해야 합니다. 교황 따로 주교 따로 하는 이런 모습은 신도들을 불안에 떨게 할 수 있습니다. |
PBC 서종빈 기자 | 최종업데이트 : 2014-08-19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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