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역동적 프로그램으로 호평받은 아시아청년대회

다양한 한국 문화 체험할 수 있었지만, 프로그램 지연으로 일부 행사 취소 아쉬워

 

▲ 아시아청년대회는 성공적으로 치러졌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사진은 함께 율동을 하며 어울리는 아시아 청년들 모습.




‘아시아의 젊은이여 일어나라! 순교자의 영광이 너희를 비추고 있다’를 주제로 열린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Asian Youth Day)는 교황이 함께한 첫 번째 AYD로 주목을 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5일 ‘아시아 청년들과의 만남’, 17일 폐막미사 등 두 차례 걸쳐 청년들을 만났다. 청년들은 교황의 일거수일투족,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환호하고 감동했다.

AYD는 대회에 참가한 아시아 청소년사목자들에게 전체적으로 매끄럽게 진행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함께 열린 제3회 한국청년대회(KYD)는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는 의견이 있었다. 13일부터 17일까지 열린 AYD, KYD를 돌아봤다.



한국교회 특성 살린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



제6회 AYD는 AYD의 틀을 바꾼 대회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기존 AYD는 청년들이 한 장소에 모여 주제 강의를 듣고 토론하고 워크숍을 진행하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이번 AYD는 도보순례, 축제 등 대부분 역동적인 프로그램으로 채워졌다. 순교자의 땅인 대전교구의 특성을 보여주는 프로그램도 많았다.

차기 개최지인 인도네시아 주교회의 청소년사목 담당 요하네스 드위타라산토 신부는 “한국교회, 대전교구의 특성이 드러난 프로그램이 많았다”면서 “제7회 AYD도 인도네시아의 독특한 문화를 반영한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10~12일 전국 14개 교구에서 열린 교구대회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대회 중 만난 아시아 청년들은 “한국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한국인의 정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입을 모았다.

교황 만남 후 행사 지연



15일 교황과의 만남은 열광적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이후 진행된 프로그램이 지연되면서 피로를 호소하는 청년들이 하나둘씩 늘어갔다. 저녁 9시 시작된 두드림 축제는 예정된 시간을 넘겨 자정이 넘어서까지 이어졌다. 행사가 지연되자 숙소까지 버스를 운행하는 기사들은 “약속한 시간이 지났다”며 항의를 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그냥 떠나버린 기사도 있었다. 청년들은 새벽 3시가 돼서야 숙소에 들어갈 수 있었다. 결국 AYD는 16일 오전 프로그램을 미뤘고 남아시아 청년들의 박해 상황 증언 등은 취소했다. KYD는 16일 아침 미사를 취소했다.

16일 오후에는 KYD, AYD 참가자들이 한서대에서 해미읍성까지 도보순례를 후 남녀 수도자들이 청년들의 발을 씻어주는 발 씻김 예식이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시간이 촉박해 AYD 참가자들은 발 씻김 예식을 하지 못했다.

‘마지막 축제’(Final Festival)도 공연이 지연되면서 예정 시간을 넘겼고, 버스 기사들은 약속 시간이 지나자 또 떠나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기사들이 떠나자 자정쯤 어쩔 수 없이 공연 중단을 결정했다. 결국 태국ㆍ라오스 청년들, 청주교구 ‘양업 밴드’, ‘세인트 폴 발레단’의 공연이 취소됐다. 태국ㆍ라오스 청년들은 울음을 터뜨렸고, 몇 달 동안 공연을 준비한 양업 밴드와 세인트 폴 발레단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AYD 실무 담당 박진홍(대전교구 청소년국장) 신부는 “공연을 하지 못한 분들에게 정말 미안하다”면서 “앞으로 한동안 사과하러 다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천주교 신자가 아닌 버스 기사분들에게 양해를 구하기 힘들었다”고 아쉬워했다. 태국ㆍ라오스 청년 대표는 사과하러 온 박 신부 어깨를 감싸 안으며 “우리는 괜찮다”고 위로하기도 했다.

박 신부는 “세인트 폴 발레단의 공연은 청년들에게 ‘그동안 우리는 순교자들과 함께 뛰어놀았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줄 수 있는 공연이었다”면서 “즐기는 공연만 진행되고, 막상 청년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공연은 취소돼 너무나 아쉽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한국청년대회에는 많은 관심을 쏟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16, 17일에는 취소되는 프로그램이 생겼고 이동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박 신부는 “KYD 참가 청년들에게는 처음부터 끝까지 미안하다”면서 “AYD 참가 청년들에게 양보를 많이 해서 KYD 청년들이 피해를 많이 봤다”고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백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