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교황이 남기고 간 선물-수도공동체들과의 만남

봉헌생활은 자비의 체험, 기쁨의 증언

 

▲ 16일 음성 꽃동네 사랑의 연수원 대강당에서 이뤄진 한국 수도자들과의 만남에서 교황은 복음적 권고와 봉헌생활의 기쁨에 대해 집중적으로 강조했다. 16일 음성 꽃동네 사랑의 연수원 대강당에서 이뤄진 한국 수도자들과의 만남에서 교황은 복음적 권고와 봉헌생활의 기쁨에 대해 집중적으로 강조했다. 장광동 명예기자






16일 음성 꽃동네 사랑의 연수원에서 열린 한국 수도공동체들과의 만남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 강론의 핵심은 청빈과 정결과 순명이라는 복음적 권고의 서약을 통한 봉헌생활이 기쁨의 삶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황은 “우리의 증거가 기쁨에 찬 것이어야 사람들을 그리스도께 끌어당길 수 있을 것”이라며 기쁨을 강조한다. 중요한 것은 이 기쁨이 “기도 생활과 하느님 말씀 묵상과 성사 거행과 공동체 생활에서 자라나는 선물”이라는 점이다. 한 마디로 성사 생활을 포함한 기도 생활과 공동체 생활을 소홀히 할 때 봉헌생활의 기쁨이 자랄 수 없다는 지적이다.

교황은 특히 공동체 생활의 의미를 부각시켜, 수도자들의 과업은 “공동체 생활을 통해 하느님 자비에 대한 ‘전문가’가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체험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지만, 수도자들은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공동체 생활을 통해 자비와 인내와 완전한 사랑 안에서 성장하도록 부름 받고 있다”고 교황은 적시한다.

이처럼 ‘기도와 공동체 생활을 통한 하느님 자비의 체험’을 바탕으로 할 때 수도자들이 실천하는 복음적 권고 곧 정결과 청빈과 순명은 하느님 사랑에 대한 기쁜 증언이 될 수 있다고 교황은 제시한다.

교황은 수도자들의 순명은 “종의 모습을 취해 고난을 통해 순명을 배우신 그리스도께 기도 안에서 일치하도록 요구한다”고 말한다. 수도자의 순명은 “자신에게서 벗어나고 또 자신에게서 나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또 정결은 “하느님 사랑에만 자신을 바치는 자기 증여의 표현”이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며 힘든 노력이 따르는 일임을 교황도 인정한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유혹에 빠지지 않으려면 “하느님께 의지하는 겸손한 신뢰와 한결같은 인내로 깨어 있어야 한다”고 교황은 주문한다.

교황은 특별히 청빈의 복음적 권고와 관련, 밀도 있게 제시한다. 교황은 자신을 보잘것없고 나약한 죄인이라고 여기는 겸손함이나 마음의 가난함 역시 청빈의 한 형태이지만, 수도자들은 개인적으로나 공동체적으로 생활 양식에서 청빈의 구체적인 표현을 찾아내야 한다고 교황은 강조한다.

교황은 나아가 “청빈 서원을 하지만 부자로 살아가는 봉헌된 사람들의 위선이 신자들의 영혼에 상처를 입히고 교회를 해친다”고까지 지적한다. 또 수도자들이 순전히 실용적이고 세속적인 사고방식을 받아들이려는 유혹에 빠질 때 “우리의 희망을 인간적인 수단에만 두도록 이끌며 그리스도께서 사셨고 또 가르치신 청빈의 증거를 파괴한다”고 우려한다.

교황은 봉헌 생활에서 청빈은 ‘방벽’이요 ‘어머니’라고 표현한다. 청빈이 봉헌 생활을 지켜주기에 ‘방벽’이고, 봉헌 생활에서 성장하도록 돕고 올바른 길로 가도록 이끌어 주기에 ‘어머니’라는 것이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