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인터뷰 전문] 허영엽 ˝교황 방한 준비, 시험 보는 것 같은 심정˝

* 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 대변인 허영엽 신부,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 인터뷰


[주요발언]

"시험 보는 심정, 준비를 잘해도 마지막까지 부족하게 느껴져"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중인 세월호 유가족 내보낼 수 없어"

"한국 주교단이 모두 상의해서 정한 일정"

"교황 방한 목적은 3가지.. 아시아 청년대회. 시복식, 평화와 화해의 미사"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의 주교좌 성당인 명동성당에서 미사 봉헌"

"쉽고 비유가 많은 화법, 교황 알현하려는 신자 크게 늘어나"



[발언전문]

프란치스코 교황의 역사적인 한국 방문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1984년과 89년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교황으로서는 3번째이자 25년 만입니다. 내일부터 18일까지 4박5일 동안 입니다. 5일간의 영광이 전국에서 어떻게 펼쳐질지 알아보겠습니다. 한국 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 대변인을 맡고 있는 서울대교구 홍보국장 허영엽 신부님 연결하겠습니다.


- 신부님 안녕하십니까?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시죠? 교회 차원의 준비는 모두 마치셨나요?

▶ 준비를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시험 보는 것 같은 심정이고요. 아무리 준비를 잘해도 마지막까지 부족하게 느끼는 것은 모두의 마음인 것 같습니다.


- 교황님께서 우리 시각으로 오늘 오후에 로마를 출발하시죠?

▶ 그렇습니다. 내일 오전 중에 도착하시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 교황님의 검소하고 소박한 취향에 맞게 이번 방한 행사를 준비하셨다고 들었는데요. 교황님의 취향이 이번 방한 행사에 어떻게 반영됐는지요?

▶ 로마에서 초반 실무회의를 할 때부터 강조했던 것 중 하나가 이 행사를 소박하게, 간단하게 그리고 검소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었고요. 전부터 이러한 교황님의 기본적인 생각이나 뜻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그런 주제를 가지고 고민하면서 준비를 했습니다.


- ‘세월호 눈물 흘리는 사람들을 내쫓을 수 없다’, 그래서 농성자들을 일단 퇴거시키지 않기로 한 거죠?

▶ 네. 어제 저희 준비위원장이신 강우일 위원님께서 국민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반포해주셨고요. 집행위원장인 조규만 주교님께서도 말씀해주셨습니다. 자들이 세월호 가족들이 농성중인데 교회 입장은 어떠냐고 물으셨는데, 우리가 아픔을 갖고 있는 사람들, 고통스러운 사람들, 특히 세월호 가족들이 그곳에서 농성을 하는데 우리가 그들을 억지로 내보내서 시복식 미사를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런 원론적인 말씀을 하시면서 기본적으로는 그분들을 앞으로 내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 얘기했고요. 집행위원장이신 조규만 주교님께서는 거기에 적극적으로 공감하시면서, 그러나 저희들이 행사를 하기 위해서 15일 밤이 되면 일대 모든 곳, 17만 명이 들어가야 하는 장소는 모든 사람들이 나와서 진공상태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그 다음에 저희들 신원을 확인하고 입장을 하게 되어 있거든요. 그것은 기본적으로 정부와 저희들이 약속한 것인데, 만약 세월호 가족들도 미사에 참여하시게 된다면 그런 과정 중에는 우선 비켰다가 하는 최소한의 방법들은 취해주실 것을 저희들이 간곡히 요청을 드렸습니다.


- 교황님의 뜻에 따라 당초 준비했던 일정들이 수정될 가능성은 없습니까?

▶ 준비되는 과정에서부터 주교님들이 개인적으로 보면 다 우리 교구로 모셔서 신자들과 미사를 한다든지 만남을 갖게 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인데요. 아마 모든 교구가 다 그랬을 겁니다. 그래서 준비사항들을 토론하고 예정된 보고들을 나누면서 오랫동안 논의를 하셨느데, 어저께 강 주교님 말씀대로 이번 일정은 주교님들이 충분히 상의해서 일정을 잡았고, 그런데 일정이 너무 빡빡하고 교황님 연세에 비해 여유가 없는 일정이다 보니까 걱정이 많은 상태입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앞서 소탈한 행보를 몇 가지 지시하신 것이 뉴스를 통해 전해지고 있는데요. 바티칸에서 환송예식을 생략해달라고 부탁하셨고요. 전세기에 특별공간을 만들지 마라, 한국의 화동을 고맙지만 사양하겠다고 하셨다고 해요. 신부님께서도 알고 계시죠?

▶ 네. 이번에 오시는 교황님이 한국에서만의 특별한 것은 아니고요. 일상적으로 외국에 가실 때 부탁을 하는 말씀인 것으로 알고 있고요. 그래서 가능하면 소박하게, 전례 같은 부분도 저희들이 로마에서 금방 느끼게 되는 것은 원래의 전례에 충실한, 아주 간단한 것을 느끼게 됩니다.


- 이번 교황님의 방한은 교회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그리고 국가적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는데요.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 이번에 교황님께서 대략 세 가지 큰 행사를 하시기 위해 오시는 건데요. 첫 번째는 아시아 청년대회입니다. 청년들을 만나러 오시는 것이죠. 한국에서 대회가 있지만 아시아 전체의 청년들을 만나는 데 상징적인 의미가 있고요. 아시아는 세계적으로도 다른 나라에 비해 더 발전해야 하고,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들이 많기 때문에 아시아에 대한 교황님의 관심이 전부터 높았던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두 번째로는 교황님께서 이번에 시복식을 주례하십니다. 그래서 그것은 이례적인 일인데요. 교황님이 그 지역의 시복식을 한다는 것은 이례적이지만, 신앙을 증거하고 돌아가신 분들을 다시 한 번 인정해주고, 그것은 한국 교리에 대한 인정과 함께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가르쳐주는 것이겠죠. 마지막으로 평화와 화해 미사가 중요한데요. 평화와 화해 미사를 명동에서 지내는 이유 중 하나는 명동성당이 -이고요. 서울대교구 교구장은 평양교구장을 겸하고 있습니다. 분단국가이기 때문에. 그래서 평양교구장의 주교자라고 할 수 있는 명동에서 미사를 지내게 되는 것이죠. 특별히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해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교황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수많은 말씀과 메시지를 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교황님의 화법이 추상적이지 않고 구체적이지 않습니까? 짧고 간결하면서 명확한데요. 이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 그동안 교황님들의 말씀은, 물론 번역을 해서 우리들에게 전달되지만, 많은 분들이 어렵다고 느꼈었는데요. 이번 교황님의 강론의 특징은 쉽다는 것이죠.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말씀인데, 그 말씀들이 아주 성경이나 복음에 기초적인 기반을 갖고 있고, 특별히 우리 생활 속에서 비유해 인용하시고요. 생활과 밀접한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듣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랄까요, 그런 것이 굉장히 좋은 것이죠. 요즘 로마에 가시는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말씀하시는 것이 그전에 비해서 삼종기도 때 베드로 광장에 사람들이 모여서 교황님 말씀을 듣는데 노숙자가 우리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넘쳐나고 있다고 합니다. 교황님께서 다른 행사를 하지 않아도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우리한테 큰 의미를 주기 때문에, 너무나 당연하고 기본적인 것인데도 이런 것들을 우리에게 잘 전달해주기 때문에 교황님의 강론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 구체적이고 명확하기 때문에 교황님의 메시지에 대해 정치적인 해석이라든가 자신위주로 해석해서 과대포장하지 않고, 타인 입장에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 네. 지난번에도 교황청측에서 메시지에 집중해달라는 이야기가 전달됐는데요. 행사나 많은 부분들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미사를 봉헌한다고 하면 특별히 메시지에 집중해달라, 왜냐하면 교황님의 메시지는 생활과 관련이 있고요. 우리가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굉장히 날카롭게 말씀하시기 때문에 자칫 자신의 이익이라든지 혹은 더 나아가 정치적인 해석을 한다든지, 이념적으로 해석한다든지 하는 것은 위험하고, 그것은 절대로 교황님의 말씀 자체에서 많이 벗어나게 되죠. 그런 것에 대해 경계하신 말씀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교황님의 방한과 관련해 준비사항과 궁금한 점 알아봤습니다. 교황방한준비위원회 대변인인 서울대교구 홍보국장 허영엽 신부이었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PBC 서종빈 기자 | 최종업데이트 : 2014-08-13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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