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인터뷰 전문] 김경석 ˝종교가 국가의 형태를 띄는 것은 가톨릭 하나 뿐˝

 
* 김경석 교황청 주재 한국대사,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 인터뷰


[주요발언]


"우리나라, 10개월 전쯤 방문 후보국 오르고 5개월 전에 확정"

"프란치스코 교황, 아르헨티나에서도 휴가 따로 안가"

"교황 방문에는 여건, 이슈, 계기가 작용하는 듯"

"종교가 국가의 형태를 띄는 것은 가톨릭 하나 뿐이다"

"최근 1년간 87명의 국가원수가 교황 만나"

"교황, 한반도 분단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어"

"교황 방한 자체가 남북 화해와 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발언전문]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한국 가톨릭교회는 물론 우리 사회 전체가
교황의 방한 의미와 우리 사회에 던질 메시지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교황청 주재 김경석 한국대사를 전화로 연결해
교황의 해외 순방, 이른바 바티칸 외교에 대한 얘기들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 김경석 대사님, 안녕하십니까? 교황 방한에 앞서 그저께 바티칸에서 들어오셨죠? 교황 방한, 어떤 마음으로 지켜보고 계십니까?

▶ 아무래도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방한하시는 것은 우리 교회의 큰 기쁨이고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황님의 한국 방문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는 만큼 우리에게도 책임과 부담이 뒤따르는 면이 있습니다. 그동안 정부와 교회가 합심해 방문 준비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모든 게 잘 되리라고 확신합니다만, 더운 여름 날씨에 연세도 많으신 교황님께서 많은 일정을 소화해내셔야 해서 다소 걱정되지만 아무쪼록 모든 일정이 순조롭게 잘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 바티칸에 계시면서 여러 일들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바티칸에 계시면서 국내의 교황맞이 분위기에 대해 느끼신 것이 있나요?

▶ 언론을 통해 많은 소식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교황님에 대한 전세계의 관심과 인기가 워낙 높은 것처럼 우리 국민도 교황님의 행보를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현지 언론도 준비가 잘 되고 있다면서 교황 방한이 우리 교회 뿐 아니라 한국 국민에게 큰 축제로서 모두가 환영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 이번 교황의 한국 방문은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25년만에 이뤄진 경사인데요. 교황의 해외 순방이 성사되기까지 보통 어떤 절차를 거치게 됩니까?

▶ 내부 정책결정사항이기 때문에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알기란 쉽지 않습니다. 다만 방문 후보국에 대해 여러 여건들을 고려하고, 교황청 행정기구인 공무원이 중심이 돼서 각 부처의 의견수렴절차를 거쳐서 최종적으로는 교황님께서 방문을 결정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10개월 전에 후보국으로 검토하기 시작한 것 같고요. 6~7개월 전 방문을 구체적으로 생각하면서 확정한 것은 5개월 전 쯤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예전에 비하면 상당히 빠른 거죠?

▶ 그렇죠. 예전에는 3년 전에 하고 그랬습니다.


- 이번 교황의 방한은 개인 여름휴가까지 포기하고 계획된 거라 들었습니다. 그만큼 교황에게 해외 순방의 의미가 특별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은데 교황에게 해외 순방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겁니까?

▶ 우선 교황님은 과거에 보면 8월 여름휴가기간이면 로마 근교에 있는 카스텔 간돌프 교황 별장에 계시면서 며칠간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 마을에 있는 수도원에 다녀오시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작년에도 그러셨고 금년에도 휴가를 가지 않으셨습니다. 교황님을 20년 가까이 보필한 신부님 말씀을 빌리면,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과거에 아르헨티나 주교로 계셨을 때도 휴가를 가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휴가기간에는 휴가가지 않는 사람들에게 사목활동을 하시고, 개인적으로 직접 슈퍼에 가셔서 재료를 사다가 음식도 하셨는데, 지금 교황님이 취임하신 지 1년 5개월 됐습니다만, 세 번째 나들이로 사목방문으로서 한국을 방문한 것은 세계가 관심을 갖고 큰 의의로 보고 있습니다.


- 교황의 자국 방문을 요청하고 또 손꼽아 기다리는 나라들이 전 세계적으로 상당할 것 같은데요.

▶ 많습니다. 세계 모든 나라가 교황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만큼 수많은 나라들이 교황께서 자기 나라를 방문해주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교황님께서 해외 순방국을 정할 때 어떤 원칙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후보국의 여건이라든가 이슈, 계기 이런 것들이 고려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브라질 세계청년대회, 예루살렘은 성지인데다가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교회역사가 세계에서 알아주는 특별함을 갖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한국을 모범적으로 보고 있는데다가 그런 바탕 위에서 정부나 주교님들이 교황님을 초청하기 위해 노력도 많이 했고, 아시아 청년대회가 마침 계획돼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고 봅니다.


- 일각에선 교황의 해외 순방을 ‘바티칸 외교’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교황의 바티칸 외교 특징이랄까 그런 게 있을까요?

▶ 바티칸 외교는 독특한 면이 있습니다. 기독교, 불교, 또 기독교는 가톨릭, 개신교 등 여러 종교로 나뉘어 있습니다만 종교가 국가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건 가톨릭 하나뿐입니다. 교황청은 세계에 179개국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서울에 교황청 대사관이 있는 것처럼 세계 173개국에 교황청 대사관이 있고, 또 세계 180여개국이 교황청에 주재를 하고 있는데, 로마에만 우리나라를 포함해 82개국이 대사관이 있습니다. 그래서 교황님의 해외순방을 결정하는 데에는 각국 정상을 선두로 한 정부, 대사관의 노력도 중요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인기가 높다보니 최근 1년간 교황청 관계 신부님 말을 들어보면 87명의 국가원수 정상이 교황을 찾아왔다고 합니다. 그런 외교적인 노력도 많은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 교황의 방한 일정에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는 일정은 잡혀 있지 않지만, 한반도 분단과 화해 문제가 교황 방한기간 내내 가장 중심 주제가 될 것이다, 교황청 산하 바티칸라디오가 이렇게 전하던데요. 바티칸 외교단 접견연설에서도 ‘남과 북이 해결책을 찾기 위해 서로 만나는 데 지치지 않기 바란다.’며 한반도 평화에 대해서도 기원하는 메시지도 전하셨죠?

▶ 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프란치스코 성인의 이름을 쓰신 것처럼 평화를 사랑하고, 특히 세계 갈등지역의 평화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계십니다. 69년이나 지속된 한반도 분단의 아픔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십니다. 작년에는 부활절에, 금년 1월 13일 외교단 모임에서도 그러한 대화를 해서 합의점을 찾도록 해서 평화와 화해를 기도해주시고 계십니다. 저희로서는 교황님 방한 자체가 한반도 평화와 화해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금년 방한으로 한반도 분단 현실을 보다 직접 느끼는 기회를 가지게 되는 것이므로 남북한이 평화를 이룩하고 평화통일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남북한은 물론이고 세계가 귀를 기울일만한 좋은 메시지를 전해주실 것으로 기대를 해봅니다.


- 이번 교황 방한이 한국 교회를 넘어 우리 사회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이런 지적도 있는데요. 교황 방한을 통해 우리 사회가 돌아보아야 할 것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만, 한국은 가난한 국가에서 탈피해 선진국 대열에 참여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성장한 국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급속한 성장에 매진하다보니까 사회부문에 양극현상이 발생하는 등 부작용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번 교황님의 방문이 한국사회에 큰 위안과 용기, 희망을 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우리 국민에게 정신적 가치의 중요성을 일깨워서 정신적으로 한층 더 성숙해지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 생각합니다.


- 대사님께서는 언제 바티칸으로 다시 돌아가십니까?

▶ 관례대로 교황님께서 돌아가시는 18일 비행기를 타고 갑니다.

 
PBC 서종빈 기자 | 최종업데이트 : 2014-08-13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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