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인터뷰 전문] 최성웅 ˝세월호 유족들,교황 방한이 희망이 됐다는 반응˝

* 세월호 유가족 최성웅 고르넬리오,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 인터뷰


[주요발언]

"천주교 신자로서 교황님을 가까이 뵈어서 영광"

"죽은 아이들 때문에 교황 만났다고 생각하니 한편으로는 슬퍼"

"세월호 생존학생 2명과 유가족 8명 어제 교황 알현"

"교황은 특별한 말씀 없이 고개를 끄덕이셔"

"생존학생들이 교황에게 영어와 스페인어로 쓴 편지 전달"

"유족들, 교황 방한이 희망이 됐다는 반응"

"교황 면담, 함께 해주신다는 믿음으로 굉장히 많은 위로 받아"

"유가족 많이 지쳐있어, 심신의 안정과 회복이 절실"


[발언전문]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일정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서울공항 환영단 일원으로 교황을 만났고 어제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도 참석했으며 별도의 면담 시간도 가졌습니다. 순례를 마친 세월호 십자가와 진도 팽목항의 바닷물도 교황님께 전달됐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노란 리본을 달고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했습니다. 교황은 오늘 세월호 유가족의 단식 농성장이 있는 광화문에서 시복 미사를 집전합니다. 어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 참석했고 교황님과 별도의 면담 시간도 가진 세월호 유가족 한 분을 만나보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최초 신고자인 고 최덕하 요한 군의 부친인 최성웅 고르넬리오 씨를 연결합니다.


- 안녕하십니까?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학생 열 명이 어제 대전에서 봉헌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전에 교황님을 면담했는데요. 교황님을 직접 보니까 기분이 어떠셨나요?

▶ 천주교 신자로서 교황님을 가까이서 뵌 것이 대단히 영광이었죠.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이고요. 죽은 우리 아이들 때문에 교황님을 뵐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까 굉장히 슬펐습니다.


- 교황님과의 면담은 어떻게 진행됐는지요?

▶ 미사 전에 교황님을 만났어요. 제의방이 우리 인원이 모두 들어가기에 좁아서 제의방 앞 로비에서 교황님을 만났습니다.


- 로비 앞에 서서 대화를 나누신 건가요?

▶ 네.


- 세월호 생존자와 유가족은 각각 몇 분이나 참석하셨나요?

▶ 10명이 참석했습니다. 생존자 남녀 학생 두 명과 유가족 8명이 교황님을 알현했습니다. 천주교 신자는 5명이었고, 일반인은 3명이었습니다.


- 학생들과 유가족들은 교황님께 어떤 말씀을 드렸는지요?

▶ 학생들은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특별한 얘기는 그 자리에서 없었고요. 여학생이 교황님께 편지를 전달했습니다. 유가족들은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위한 특별법에 대해 말씀을 드렸거든요. 그 중에 말씀드린 것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유가족과 희생자를 위로하고 치유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다, 특별법 제정에 대해 교황님이 많이 도와주십사 도움을 청했고요. 현재까지 진실을 은폐하고 있는 정부를 믿을 수 없습니다,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지금처럼 옆에서 같이 도와주시는 한국천주교회를 교황님께서 계속 도와주십시오, 라는 말씀하고 현재 광화문 농성장에서 33일째 단식을 하고 계시는 김영호씨를 광화문 시복미사에서 교황님이 안아주십사 하는 부탁을 드렸습니다. 아직까지 진도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실종자 10명의 가족들을 위해 기도를 해주십사 부탁드렸습니다.


- 교황님께서는 어떤 말씀을 주셨습니까?

▶ 교황님께서는 저희한테 특별한 말씀은 없으셨고요. 교황님을 뵙고 말씀을 드릴 때 묵묵히 들어주셨어요. 눈을 마주치면서 고개를 끄덕이셨죠. 우리의 아픔을 같이 어루만져주시려고 손을 다 잡아주셨습니다. 울고 계신 어머니들을 따뜻하게 안아주시며 위로해주셨습니다.


- 면담에 참석한 학생들이 교황님께 편지를 드렸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내용의 편지인가요?

▶ 교황님과의 기쁨과 친절에 감사드렸고, 4월 16일 사고에 대해 우리 생존자 학생들 모두가 유가족과 같이 슬픔에 잠겨있다는, 그리고 참사의 원인이 무엇인지와 본인과 현재 주변의 많은 생존 학생들이 친구와 선생님에 대한 미안함으로 아직도 세월호 참사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는 내용이었고요. 이 참사가 더 많이 이야기되고 알려지기를 바라면서 이 사고로 희생자와 가족들, 생존자들을 기억해주시기 바란다는 부탁의 말을 편지에 썼습니다.


- 교황님을 직접 면담한 유가족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 교황님의 많은 관심과 우리의 아픔을 치유해주려고 하시는 것을 느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의 바람이라든가 요구하는 모든 부분들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같이 공유할 수 있게끔 이번 교황님의 방한이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그런 부분이 저희한테는 많은 도움이 된다는 희망을 가졌다는 느낌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이번 기회를 통해서 다시 한 번 힘을 내고 희망을 갖자는 마음을 서로 이야기했습니다.


- 고 김웅기군의 아버지 김학일씨와 고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씨, 5kg의 이른바 세월호 십자가를 짊어지고 2천리를 순례한 뒤 어제 교황님과의 면담에 참석했는데요. 이호진 씨가 교황님께 직접 세례를 받는다고 들었습니다. 교황님께서 즉석에서 받아들이셨네요.

▶ 네. 저희도 많이 놀랐습니다.


- 세월호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계신데요. 위로가 되셨나요?

▶ 굉장히 많이 위로가 됐습니다. 영적으로 저희들을 위로해주려고 하시는 모습을 봤거든요. 항상 함께 해주신다는 믿음을 현장에서 느꼈습니다.


- 개인적으로 교황님께 어떤 말씀을 드렸나요?

▶ 저는 일단 우리 교회가 항상 함께 할 수 있게끔, 먼 곳에서라도 교황님께서 우리 천주교회 도와주십사 하는 부탁을 드렸습니다.


- 세월호 특별법 제정 이외에 지금 유가족이나 생존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요?

▶ 특별법이 현재로서는 가장 필요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요. 진도에 있는 실종자 처리 문제 부분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많은 문제들이 있는데, 생존자나 유가족 모두 지쳐있어요. 심신이 지쳐있기 때문에 안정과 회복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런 것을 함께 하고 있다는 주변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세월호 십자가도 교황님께서 바티칸에 가져가시겠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 네 저희로서는 영광스러운 일이죠. 저희들의 염원이 담긴 십자가를 교황님께서 직접 로마로 가져가시겠다고 하신 말씀이 저희를 잊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앞으로 신앙생활 하시는 데 많은 도움이 되시겠어요. 개인적으로 어떠신가요?

▶ 그렇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이번 사고로 우리 가족은 절망하고, 사실 모든 희망을 잃었었어요. 그래서 신앙인으로서 다시 한 번 신앙에 마음의 문이 열릴 수 있도록 교황님께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세월호 유가족으로 어제 프란치스코 교황을 면담한 최성웅 고르넬리오 형제를 만나봤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PBC 서종빈 기자 | 최종업데이트 : 2014-08-16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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