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특집] 교회 일치를 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움직임
▲ 프란치스코 교황이 6월 16일 바티칸에서 웰비 대주교를 맞이하고 있다. 【CNS】 |
▲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5월 26일 예루살렘 주님무덤성당에서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와 손을 잡고 내려오고 있다. |
지난해 3월 즉위한 이후 프란치스코 교황이 보여준 행보는 파격의 연속이었다. 특히 교황은 종파를 초월한 만남으로 교회뿐 아니라 전 세계에 화해의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1년 5개월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만들어낸 교회 일치의 움직임을 짚어본다.
동서교회 화해의 장 마련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5월 24~26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방문했다. 교황은 일정 중에 동방정교회의 상징적 대표인 콘스탄티노플의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를 만나 교회일치를 위해 대화를 이어갈 것을 약속했다. 이날 만남은 1964년 바오로 6세 교황과 아테나고라스 총대주교가 동서교회 분열 910주년을 맞아 서로에 대한 파문을 거두고 화해한 것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교황은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와 예루살렘 주님무덤성당(성묘성당)에서 교회일치를 위해 기도한 뒤 공동 선언문을 발표, 동서교회의 화해를 재확인하고 교회일치를 위해 계속해서 대화할 것을 약속했다.
이날 교황은 강론을 마치고 내려온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에게 고개를 숙여 그의 손에 입을 맞췄다. 동방정교회 수장에 대해 존경을 표하는 교황의 행동에 그동안 주춤했던 동서방 교회의 화해 움직임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두 사람은 1차 세계공의회(보편공의회) 개회 1700주년을 맞아 2025년 터키 니케아(현 이즈니크)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성공회 수장 만나 인신매매 공동 대응하기로
교황은 지난 6월 16일에는 저스틴 웰비 성공회 대주교와 만나 그리스도인으로서 서로가 한 배를 탄 형제임을 확인했다.
그는 “세상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주님께서 보내신 제자들인 우리는 이곳에 함께 서 있다”라며 “서로의 다른 점을 들추며 비난하는 것은 복음을 선포하는 우리의 사명에 방해될 뿐”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또한 주님의 사랑을 세상에 전하는 일에 성공회와 함께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적으로 행해지는 인신매매에 공동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주님의 제자로서 우리는 악의 세력에 맞서는 일에 함께한다”며 그리스도의 일꾼으로서 인신매매 문제에 한목소리를 낼 것을 다짐했다.
역대 교황 최초로 개신교 박해 사과
교황은 7월 28일 역대 교황 중 최초로 개신교 오순절 교회를 방문, 과거 가톨릭이 행했던 박해에 대해 사과했다. 이탈리아 남부 카세르타 시에 건설 중인 공동체 교회를 방문한 자리에서였다.
교황은 350여 명의 오순절 교회 신자들에게 “과거 이탈리아 파시스트 정권이 오순절 교회 신자들을 박해할 때 가톨릭이 동참했던 것에 대해 사과한다”며 “자신이 악마의 유혹을 받고 있는지도 몰랐던 당시의 형제·자매들에 대해 용서해줄 것을 가톨릭 목자로서 여러분께 간청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파격적 행동으로 “주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한 교황은 이날 오순절 교회 방문은 “그저 형제들을 만나러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교황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 시절부터 화해의 복음 교회로 알려진 이 오순절 교회 설립자인 지오바니 트라에티노 목사와 친구로 지내고 있다.
김유리 기자 lucia@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