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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으로부터 세례받은 이호진씨 ˝너무 감격해서…˝

▲ 이호진씨가 세례식 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 = 이호진씨 페이스북)

[앵커] 세월호 사고로 막내아들을 잃은 이호진씨가 오늘 오전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단독으로 세례를 받았습니다.

김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세월호 참사 유가족인 이호진씨가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직접 세례를 받았습니다.

세례명은 교황의 이름과 같은 `프란치스코`입니다.

한국인이 교황으로부터 세례를 받은 것은 1989년 이후 25년만이며, 단독으로 세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안산 단원고 학생 고 이승현 군의 아버지인 이호진씨는 오늘 오전 7시 주한 교황청 대사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앞에서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갈 것을 맹세했습니다.

대부(代父)는 교황청 대사관 직원이 맡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이씨는 세례성사를 받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해 교리공부가 끊어지자, 그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직전 교황에게 세례성사를 요청했고 교황은 이를 수락했습니다.

이씨는 평화방송 기자와의 통화에서 "너무 감격스러워서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며 "교황으로부터 이런 은혜를 입을지 꿈에도 몰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남은 인생을 진정한 천주교 신자로서 한 점 부끄러움 없이 겸손하고 남을 위해 기도하면서 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씨는 "세례성사 후 교황과 사진을 찍고 출입문을 나서는데 뒤에서 교황이 다시 불러 또다시 작별인사를 나눴다"며 "교황이 해주는 세례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세례식에는 이씨의 딸과 아들, 그리고 이씨의 거주지인 안산지역을 관할하는 수원교구의 신부 1명이 함께 참석했습니다.

앞서 이씨는 경기도 안산을 출발해 진도 팽목항에 다다른 뒤 성모승천대축일 미사가 거행되는 대전월드컵경기장까지 십자가를 지고 도보순례를 했으며,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를 통해 십자가를 교황에게 헌정했습니다.

교황은 전달받은 십자가를 로마 교황청으로 가져가기로 했는데, 이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잊지않고 기도하겠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PBC NEWS 김혜영입니다.


 
PBC 김혜영 기자 | 최종업데이트 : 2014-08-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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