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인터뷰 전문] 김복동 ˝교황이 손 잡아줬을 때 목이 메일 정도로 뿌듯˝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 인터뷰 


[주요발언] 

"나비 배지, 교황에게 드리려고 미리 준비했다" 

"편안한 마음으로 나비가 되어 훨훨 날고 싶다는 의미로 배지 드렸다" 

"배지 달아드리고 싶다고 했더니 교황이 배지 직접 달아" 

"교황, 모든 일이 잘될테니 힘내라고 말씀하셨다" 

"교황이 손 잡아줬을 때 기분 뭐라고 말할 수 없어" 

"감개무량하고 가슴 뿌듯하고 목이 메일 정도로 뿌듯했다" 

"교황님을 보고 싶다면서 지방에서 할머니들 상경" 

"교황과의 만남이 대일 압박용? 말도 안되는 소리, 일본은 나쁜 놈" 

"위안부 피해,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다 당한 일" 

"미국도 피해 당했는데 행동 잘못하고 있어" 

"일본 정부가 잘못을 인정하고 법적으로 배상을 했으면" 

"일본 정부가 배상한다면 한 푼도 안 쓰고 나처럼 어려운 사람들 도와줄 것" 


[발언전문] 

프란치스코 교황이 어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며 위로한 장면,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겁니다. 

교황은 할머니가 건넨 나비 배지를 그 자리에서 직접 달고 미사를 봉헌했는데요. 어제 교황에게 나비 배지를 직접 건넨 김복동 할머니를 전화로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안녕하세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나비 배지를 전달하신 모습이 화제가 됐습니다. 교황에게 드리려고 미리 준비를 하셨던 건가요? 

▶ 네. 우리들의 소원은 남북통일이 되고, 전쟁 없는 나라, 평화로운 나라가 되고, 일본정부가 과거사를, 잘못을 뉘우치고 법적으로 사죄를 하면 편안한 마음으로 나비가 되어서 훨훨 날아가고 싶다는 의미로 나비 한 마리를 가지고 가서 교황님 가슴에 달아드렸습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이 나비 배지를 전달받고 그 자리에서 제의에 직접 달았거든요. 교황님이 바로 배지를 달 거라고 예상하셨나요? 

▶ 달아주고 싶다고 하니까 달아달라고 하셔서 달아드렸습니다. 


- 교황님께서는 할머니께 어떤 말씀을 하셨어요? 

▶ 미국말로 하니까 잘 못 알아들었지만,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다, 힘내라고 말씀하셨던 것 같아요. 


- 교황님이 허리를 굽혀서 할머니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셨잖아요. 기분이 어떠셨어요? 

▶ 뭐라고 말할 수 없죠. 우리를 위해 그렇게 생각해주시니까 감개무량하고, 이렇게 우리들을 위해 마음을 써준 것만 해도 가슴이 뿌듯하고 목이 멜 정도로 고마웠습니다. 


- 교황님께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할머니 만난 소감을 말씀하셨어요. “할머니들은 품위를 잃지 않았다”고 하셨는데요. 교황님 말씀에 대해 할머니께서도 한마디 해주세요. 

▶ 너무나 감사하고 고맙고요. 이렇게까지 우리들을 위해서 기도를 해주니까, 뭐라고 말을 할까요. 진짜 목이 멜 정도로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 당초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3분만 참석하시려고 했다가 막판에 7명으로 늘어났다고 들었습니다. 갑자기 참석자가 늘어난 이유는 무엇인지요? 

▶ 서울에 있는 할머니들은 나이가 많아서 전부 병원신세를 지고 있고요. 창원에서 할머니들이 교황님을 보고 싶다, 꼭 봐야겠다고 해서 두 분이 더 오셔서 늘어났죠. 


- 할머니 말씀하시는 것을 보니까 건강하시네요. 

▶ 몸은 건강한데 눈이 잘 안보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병원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 지금 아흔이 넘으셨죠? 

▶ 89세. 아직 정정합니다. 


- 할머니들께서 교황님께 받은 선물이 있었죠? 

▶ 기도드릴 때 목에 거는 목걸이를 하나 줍디다. 


- 원래 할머니께서 교황님께 드리려고 했던 선물이 있었죠? 

▶ 편지는 다 전달이 됐지만, 옛날에 우리들이 - 해놓은 것이 있었어요. -실에 끌려가는 것, 보통 -않지만 그림하고 전달했습니다. 


- 일본 언론들이 할머니들과 교황의 만남을 주목하면서 대일 압박용 아니냐는 보도를 했었는데요. 

▶ 나쁜 놈들이에요. 자기네들이 한 짓이 아니라고 하지만 말도 안 되는 소리, 역사에 다 나타나있는데도 불구하고 괜히 아니라고 말은 하지만 아니라고 한다고 우리들이 그냥 참고 있습니까. 20년 넘게 대사관 앞에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나가서 아우성을 치는데, 이것이 끝나지 않으면 우리 한국 하고도 좋을 리가 없죠. 모든 과거 역사를, 자기네들이 얼마나 잘못을 했습니까. 그렇게 해놓고도 자기네들은 안했다고, 그 수많은 백성들을 끌고 가서 희생시켜놓고도 안한 듯이, 지금 법을 마음대로 개정해서 전쟁 칠 준비를 한다는 것은 인간이 할 짓이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들은 절대적으로 그에 반대하고, 지금도 각 나라에 우리들이 다니면서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각 나라에서도 그래요. 우리만 당한 것이 아니고 당시만 하더라도 세계에서 다 당하지 않았습니까. 그냥 보고 있겠느냐고. 그래서 지금 운동을 하고 다니는데 외국에서도, 미국도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미국도 당했잖아요. 그래놓고 현재 대통령이 아무것도 모르고 좋다, 좋다 하겠지만 역사적으로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일본 정부가 반성을 하지 않고 있는데 한 말씀 해주세요. 

▶ 잘못을 인정하고 법적으로 사죄와 배상하라, 배상하라는 건 우리가 돈이 탐나서 그러는 것이 아닙니다. 배상하라는 소리를 내가 잘 안 하고 빼지만 돈이 뭐 필요합니까. 우리가 밥을 굶고 있습니까 이러는데, 배상을 하게 되면 돈이 붙지 않습니까. 그럼 나는 항상 그래요. 만약 일본에서 배상한다면 나는 한 푼도 안 쓰겠다, 나같이 -당하고 외로운 사람들에게 나눠주라고 항상 노래삼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할머니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분명 좋은 날이 올 겁니다. 

▶ 감사합니다. 내일 대사관 앞에 또 가야 합니다.
PBC 서종빈 기자 | 최종업데이트 : 2014-08-19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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